몇일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보게 되서, 처음으로 아이를 키즈라운지에 맡겨보았다.

공연시작 30분 전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30분이 되자마자 (시계를 보고 있었다.) 아이를 맡겼다. 공연티켓과 신분증을 보여주고, 전화번호를 불러준 뒤에 아이가 들어갔다.

 

시설은 아주 좋아보였다. TV도 있고, 미끄럼틀도 있고, 수면실도 있고, 화장실도 따로 있고, 무엇보다 무척 넓기도 하고 등등 왠만한 키즈까페보다 훨씬 좋은 수준이다.

 

아이를 맡기고 아주 여유있게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약 10분후에 키즈 라운지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엄마를 찾으면서 울고 있다는 것이다. 깜짝 놀라서 서둘러 달려갔다. 가보니 아이는 약간 진정이 된 채로 사탕을 먹으면서 선생님과 같이 앉아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처음에 신나서 미끄럼틀을 몇 번 타다가 갑자기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었다고 한다.

 

아이를 맡기고 공연/영화를 본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예술의 전당에 자주 지나다니면서 여기 들어가서 놀고 싶다고 한적도 있어서 안심하고 맡겼으나, 그건 내 생각이었고. 이전에는 항상 아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가족)에게 맡기고, 키즈까페를 가도 엄마가 항상 근처에 있었는데, 이번처럼 타인에게만 둘러싸였던 적은 처음이었다. 이제 4살이 된지 3개월 조금은 성급했던걸까?

 

아이가 우는동안 약 3~4명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왔다. 아이를 약간 진정시키고 다시 나오면서 뽀로로를 틀어달라고 부탁하고 나왔다. 인터미션때 한 번 오라고 해서 1부 공연을 보는 동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인터미션 끝나고 전화를 해보니 잘 놀고 있다고 걱정 말라고 해서 그 뒤로는 맘 편하게 보았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를 데리러 가니, 아이가 재빨리 엄마에게 뛰어온다. 간식도 먹었다고 하고. 키즈 라운지가 따듯했다고 한다.

 

같이 간 아내의 말로는 처음 갔을때도 선생님이 "신발 벗자" 가 아니라, "신발 벗어서 넣어"라고 말을 하는거 보면, 1명씩 돌봐주는건 아닌거 같다고 한다. 키즈까페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개념인데, 여긴 그렇게 까지는 아닌거 같다고 한다. 선생님이 3분이니까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덕분에, 맘편히 공연을 보게 되었고,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맡겨봐야겠다.

 

4~7세 아동만 이용할 수 있고, 공연티켓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by normalist 2013. 3. 28.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