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목이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자폐증 환자로 의심받는)의 진단서 같은 걸 본 적은 없으니까. 다만, 자폐아를 가르쳐 본 어느 동료가 자폐라고 말해주기도 했고, 정상인으로 안 보이는 행동들이 보였다. 혼자서 컴퓨터 화면을 보며 웃는다던가, 담배피면서 뿐만 아니라 항상 혼자 얘기하는 것들, 음악이 나오면 주위 상황에 상관없이 리듬을 탔고, 그리고, 무엇보다 대화를 하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질 못했다. 잠깐 예를 들어보면,
 누군가 "우리동네에 어쩌구 저쩌구..." 라고 하면,
  "우리 히어로즈가 어쩌구 저쩌구" 라고 대답을 했다.
99%의 대화가 이런 식이었다. 누군가가 문장을 말하면 그 중에서 자신이 아는 단어를 찾고, 그 단어에 대해 자신이 아는 얘기를 했다. 문장이 무슨 뜻인지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어느 과정에 합격했다. 사상 초유의 지원자 전원합격(나중에 알고 보니까 해당 기관에선 많이 한 거 같지만 나에겐 처음이었다.)이라는 혜택(?)을 받고 들어갔을 때만 해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3달 과정으로 첫 달은 교육이었고, 두 달은 프로젝트였다. 당연히 그는 교육과정중 두각을 나타내는 일은 없었고, 교육이 끝났을 때만 해도 나는 그의 존재를 잘 몰랐다. 그냥 아침에 일찍 오는 사람, 담배 많이 피는 사람이었다.
 
첫 달 교육이 끝나고 두 달 프로젝트를 함께할 그룹이 발표되었고, (운명의 장난은 아니고 어떤 사람들의 의도대로, 차라리 랜덤이었으면 화도 안났을텐데) 그와 나는 한 조에 속해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주위에서 여러 걱정하는 얘기가 있었지만, "안하면 빼고 가지 뭐" 라고 쿨하게 생각하며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같은 그룹이 되고 나서 보니까 이 생각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 위에 적은대로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조차 되질 않았다. 회의의 주제를 모르니, 아이디어 회의를 같이 할 수도 없었고, 그 동안 갈 곳이 없던 이 사람에 대한 모든 불만(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나요, 사무실 비품을 자기것인양 써요 등등)들이 모두 나에게 넘어왔다. (내가 조장이었으니까) 게다가, 조별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는 요만큼도 관심이 없다보니, 조원들도 나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이 사람 너무하는거 아니냐?", "그래도 월급받고 다니는 곳인데 이래도 되냐?" 등등. 이렇다 보니 나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장은 허울뿐인 자리였을뿐, 내가 이 사람을 제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다.


일을 시키면 5분간 시도해보고, 되겠다 싶으면 하고,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놀았다. 자기가 한 일의 quality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신경쓰지 않았다. 일이야 진행이 되건 말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했다. 이러다 보니 "야 이 개새끼야~ 일을 이따위로 하면 어떻해" 라고 수십번도 더 외치고 싶었으나, 참았다. 평소에 자폐증 환자를 본 적이 없으니 "이 새끼 연기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화를 해보려고 해도 언제나 단답형으로 대답을 하니, 대화가 진행이 될 리 없었다. 나쁜 사람 같진 않았지만, 자폐증이라 그런지 이기적이었고, 공중도덕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결정적으로 화이트 보드에 쓴 회의 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옮겨보라고 하였으나, 옮기지를 못했다. 물론 이 사람은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도저히 받아들일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여기서부터 나는 그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다. 이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몰라도, 이 프로젝트에서 그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다음 내용은 2부로 이어집니다.



by normalist 2014. 2. 10. 00:43



지난 1월 25일 한빛미디어 본사에서 있었던 원서 나눔 행사 (http://onoffmix.com/event/22854) 에 다녀왔다. 

한빛미디어에서 가지고 있던 원서들을 여러가지 이유(?)로 방출하는 행사라고 보면 된다. 

2시부터 시작이었는데, 1시 40분쯤 도착하니까 1등이어서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셨다.

O'REILLY와 한빛미디어가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O'REILLY 책이 99%정도 되었다. 일본어로 된 책도 있었는데,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관계로 쳐다도 보지 않았다. 


내가 고른 책은 다음과 같다. 


1. STATISTICS IN A NUTSHELL 2nd Edition, Sarah Boslaugh, O'REILLY

2. R IN A NUTSHELL 2nd Edition, Joseph Adler, O'REILLY

3. Hadoop The Definitive Guide 2nd Edition, Tom White, O'REILLY & YAHOO! PRESS

4. Programming Pig, Alan Gates, O'REILLY 

5. Head First Software Development, Dan Pilone & Russ Miles, O'REILLY

6. OPEN GOVERNMENT, Daniel Lathrop & Laurel Ruma, O'REILLY

7. Using Drupal, 여러명, O'REILLY

8. Programming Google App Engine, Dan Sanderson, O'REILLY & Google Press


1,2,3,4 번은 Big Data 를 위해서, 5번은 친구 주려고, 6번은 요새 유행하는 공공 데이터 개방과 관련이 있을까봐 (그런데 민주주의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내가 이거 읽는게 누구한테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7번은 Drupal 이 Contents Management System 이라고 하는데, 24일의 LOD Conference에 가니까 Drupal 얘기가 하도 많이 나와서 (해외 공공기관에서 무척 많이 쓴다고 한다.), 8번은 Google App Engine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가져왔다. 


아깝게 놓친 책들이 있다면, iOS 개발과 관련된 책들 (iOS 7 과 관련된 책은 없었다.), HEAD FIRST PHYSICS (수학했으니까 이제 물리해볼까하고), Python for Data Analysis (다른 사람이 먼저 가져가서) 정도 였다. 


책을 고르다가 과자/빵을 먹으면서, 한빛미디어 직원들과 그리고 나처럼 책을 받으러 온 분들과 잠깐씩 얘기를 했다. 여기서 대화를 조금만 소개해보면.. 


"주 관심 분야는?"

  "빅데이터 관련 서적을 보고 싶다."

"올해 안에 Data Science 관련 서적이 여러권 나올 것이다."

  "제작년에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해외 주요 IT site를 web crawling해서) IT Trend를 예측해서 발표했는데 알고 계세요?"

"알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 실정에 맞진 않는다. (해외신기술이 바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여기도 Big Data를 이용해서 판매량을 예측해보는게 어떠세요?"

"....."


"원서 어떤책 고르셨어요? 어떻게 읽으세요?" 

  "(고른거 보여주고) 2,3,4 같은 건 예제보고 따라하면 되니까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 6번이 사실 문제다. 개념을 파악해야 하는데 (분명히 한국엔 없는 개념일것이다) 이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사실 걱정된다."


"6번책 너무 부럽네요."

  "남의 책이라서 그래요. (이거 무척 읽기 힘들거 같아요.)"


당연히 정확한 워딩은 아니고, 기억에 의존해서 썼다. 추가로 위의 대화중 () 부분은 내가 각색한 것이다. 


명함도 2장 받아서 evernote로 스캔해봤는데, 전화번호, e-mail을 생각만큼 잘 분류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몰랐는데 한빛미디어는 e-book을 DRM-free로 제공한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전자책 출판사 사장이 DRM-free 하면 전자책 시장 다 망한다고, 절대 안된다고 열변을 토한적이 있었는데 (DRM-free를 하면 매출이 증가하는 해외 사례를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하다니), 참 신선한 충격이었다. (IT 서적만 e-book으로 나와서 가능한 거 같기도 하고.) DRM-free로 제공하니까 회사가 망해도 책을 못 볼 일은 없다.


사실 Facebook에 이 행사를 올려준 친구 때문에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여기서 이름을 밝히진 않겠지만, 고맙다. 


또한, 이런 행사를 마련해준 한빛미디어 측에 감사드리고, 다음에 혹시 또 있을지 모르는 원서 나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빛리더스도 신청해봐야겠다. 감사합니다. 



by normalist 2014. 1. 26. 23:47



어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Linked Open Data Annual Conference 2014" 에 갔다왔다.

LOD에 대해서 개념만 몇 번 들어봤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으나 어제 행사 후에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이 행사는 전체적으로 Data를 가지고 있는 기관들이 자료를 어떻게 공개하면 좋을까 하고 만든 자리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Data 공개의 길은 절대 쉽지 않아보인다. 


코드나무에서 자료를 엑셀화일로 받기 위한 3개월간의 투쟁끝에 결국 알바를 고용했다는 얘기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라는 걸 체감하게 해준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bloter.net/archives/178993) 여기를 참조할 것


이런 얘기를 듣고나니까 내가 약 3주 사이에 7개월치 자료받은게 아주 엄청난 거 였구나. 


또한, 어느 공공기관에서 일했던 발표자의 경험도 나왔는데,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서 올리면, "해외사례 찾아와라" ->해외사례 있으면 실행, 

                                                                                   ->해외사례 없으면 "그럼 우리가 그걸 왜 해야되?"

라는 어느 발표자의 처절한 울림은 공무원 사회가 상상 이상으로 닫힌 조직이란 걸 보여준다. 

따라갈 생각 말고, 같이 날기라도 하자는 발표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국가서지, 생물정보, 역사정보, NDSL 등을 LOD로 서비스 한 사례가 나왔는데, (물론 일부 공개되지 않은 서비스도 있는데, 곧 공개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Data를 공개하는 사람들의 입장이고, 이 Dat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본다. 





by normalist 2014. 1. 25. 11:48